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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다양하게 현실화되는 3D 프린터의 의학적 활용.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10.05
          
다양하게 현실화되는 3D 프린터의 의학적 활용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


 3D 프린터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가장 큰 기대를 한 분야 중의 하나가 의학분야다. 여기에는 TED 강연을 통해 2011년 안토니 아탈라(Anthony Atala)가 인공 신장을 3D로 프린팅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 것과 2012년 리 크로닌(Lee Cronin)이 3D 프린터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약을 프린트해서 먹는 미래를 이야기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안토니 아탈라는 재생의학 분야에서 지지체를 3D 프린트하고 여기에 줄기세포를 뿌려 배양함으로써 새로운 바이오 장기를 배양하는 기술을 설명하였다. 그가 이야기한 줄기세포 기술과 지지체 기술의 발전이 미래 의학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에는 필자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는 TED 강연을 통해 너무 지나치게 이른 시기에 마치 인공장기를 3D 프린터로 금방 뽑아낼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을 심어주었다는 비판도 받는다. 마찬가지로 리 크로닌 역시 화학물질 3D 프린터의 가능성에 대해서 지나치게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하였다. 이런 강연들과 함께 실제로 디양한 3D 프린터의 가격들이 점점 저렴해지고, 보급이 확대되면서 3D 프린터가 의학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는 점점 커졌다.

 그러나, 실상 일반적인 3D 프린터를 접한 사람들은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아직은 미래를 이야기하기에 다양성이 무척이나 떨어지는 재료들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3D 프린터의 성능을 보면서 3D 프린터가 미래의학을 바꿀 것이라는 이야기가 과대평가 되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일부 대학이나 병원에서는 3D 프린터를 홍보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도 하였다. 두경부 수술 등을 할 때 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 영상을 3D로 재현한 뒤에 이를 프린트하여 수술에 들어가기 전에 시뮬레이션을 통해 성공확률을 높이고, 환자들에게 쉽게 설명을 할 수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3D 프린터가 의료에 도입되는 미래에 대해 장미빛 전망을 한 사례들을 아마도 기억할 것이다. 이 경우는 실제 가능한 시나리오로 3D 프린터를 활용한 것이지만 과연 3D 프린터로 찍어낸 모형에 의해 과연 얼마나 의미있는 의학적인 효용성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시되는 부분들이 있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정말로 진료에 접목될 수 있는 다양한 3D 프린터에 대한 현실적인 응용 사례들이 발표되기 시작한 점은 3D 프린터에 대한 의학계의 기대가 그렇게 잘못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제일 먼저 3D 프린터를 실질적으로 응용하기 시작한 곳은 치과이다. 최근 일부 치과에서는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치아를 제작하고 치료하는 것을 "3D 프린터 치료"라고 해서 치과의 홍보에도 활용하고 있다. 3D 프린터 치료는 3D 스캐닝을 통해 빠르고 간단하게 보철물이나 치아를 디자인하고 바로 찍어내서 치료를 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과거 치아를 깎고 본을뜬 뒤 보철물을 제작하는데 까지 1주일씩 걸리던 것을 당일에 할 수도 있게 되었다. 이 때문에 향후 치기공사의 일이 많이 없어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 미래학자들도 있다. 또한, 최근 급속하게 확대가 되고 있는 3D 프린터 의수 기술도 빼놓을 수 없다. 일부 오픈소스 3D 프린터 의수 모델들이 촉발시킨 이 변화는 국내에서도 부산에서 수 개월 만에 현직 의사들을 포함한 수십 명의 참여자들이 오픈소스 방식으로 빠르게 3D 프린터 의수를 만들어 실제 환자들에게 의수를 제작해서 실용화 실험 단계에 들어갔을 정도로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펀무브(FunMove)라는 비영리단체가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의수가 수천 만에 달하는 고가인데 비해, 이렇게 3D 프린터로 제작한 의수는 10만원 정도의 원가에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만 1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의수가 필요한 장애인들에게 많은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해외에서는 골절 환자에게 맞춤형으로 기능적인 부목을 3D 프린팅해서 기존의 부목보다 골절이 접합되는 시간이 짧아졌다는 논문이 발표되면서 정형외과 영역에서의 활용도 기대가 되고 있으며, 다양하게 입는 방식으로 엑소스켈레톤을 만들어서 환자들의 재활을 돕는 재활의학 분야에서도 3D 프린터는 중요한 미래기술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3D 프린터가 실제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는 이런 뉴스들은 3D 프린터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하게 만들었던 지난 몇 년 간의 이야기들보다 훨씬 현실적이면서도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 듯하다. 보다 많은 환자들이 3D 프린터를 통해 도움을 받게 되는 그런 미래를 꿈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