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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 일본에서 배우는 미래 전략.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6.15
          
일본에서 배우는 미래 전략

서용구 숙명여대대학교 교수


 최근 메르스 확산으로 인하여 국내 소비경제가 다시 얼어붙었다. 작년 세월호 참사이후 2015년 1분기까지 극심한 소비불황에 시달리다가 2분기부터 막 살아나고 있었던 타이밍에 이런 사태가 터져서 더욱 아쉽다. 

 그러나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소비불황은 구조적인 문제이다. 간단히 말하면 불황이 통일등 특수한 외부 모멘텀이 없으면 영원히 지속된다는 말이다. 2012년 2000만명을 피크로 30세 ~ 54 세 주력소비자 인구수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2017년 경제활동인구가 크게 줄어드는 인구절벽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국의 미래이다. 인구 통계적으로 15 ~ 25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일본이 지나간 길을 우리가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이후 일본은 ‘덩어리’ 라는 뜻을 가진 단카이 세대(1947~1949년 출생자) 즉 60세가 된 총 680만명이 본격적으로 은퇴하면서 소비시장이 크게 위축된 적이 있다.  2017년 ~ 2020년 사이 우리도 1958년 개띠(2017년 만60세)로 대변되는 베이비부머들이 본격적으로 은퇴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력 베이비부머 세대 (1958년 ~ 1963년 출생자) 약 550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본격적으로 은퇴하기 시작하면 한국의 의식주 시장은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일본 통계청 자료를 추적해 보면 1993년 식품 시장 규모를 100으로 가정하여 20년후 2013년 일본 식품 시장규모는 84 에 불과하다. 20년 동안 식품 시장이 16% 나 사라져 버린것이다. 시장규모를 결정하는 변수는 총 인구수라기 보다는 경제 활동 인구수임을 알 수 있다. 의류 및 신발시장 규모 축소는 더욱 드라마틱하다. 1993년 100 에서 시작하여 2005년 60 퍼센트 수준으로 감소했고 2010년 이후부터 현재 50 퍼센트 수준에 머물고 있다.  불과 14년만에 의류/신발 시장의 50% 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필자는 향후 20년간 우리 의, 식, 주 소비시장에서도 20% 이상 소비가 증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행스러운 점은 일본 소비시장 절대 불황기에도 성장 산업이 존재했다는 점이다. 일본 보건의료 시장(30%) 과 교통, 통신 시장(25%)은 1993년부터 20년동안 각각 20% 이상 확대 되었다. 일본 사례를 비추어 보면 한국 소비시장에서도 특정 분야는 향후 20년간 지속성장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일본 소매기업 시가총액 변화를 보면 소매산업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1993년부터 20년동안 백화점, 종합양판점, 수퍼마켓등 전통 소매산업은 크게 위축되었다. 반면 유니클로, 시마무라 (의류전문점), 야마다전기(가전전문점), 니토리(가구전문점), ABC 마트(신발전문점), 산드락, 마츠모토기요시(드럭스토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한마디로 전문점의 약진이다. 고객수가 증가하지 않는 시장에서는 시장 점유율보다는 고객의 지갑점유율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객단가 중심의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상품 전문성이 필수적이다. 도쿄에 위치한 실버 전문 백화점으로 불리는 다이신 백화점에서는 칫솔 가지수만 300개이다. 일본사례를 비추어보면 우리 소비시장에서도 향후 소매업태간 성장률 차이가 극심해지고 전문점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행운의 국가이다. 일본의 저성장 경로를 따라가지 않고 이를 탈피하는 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이다. 지난 30년 고도 경제성장으로 중국은 이제 세계 최대의 소비국가로 탈바꿈했다. 소득과 브랜드 인지도등 구매력이 급성장하면서 한국을 찾는 요우커와 한국제품을 직구매하는 하이타오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 소비의 핵심 세력인 1980년 ~ 1999년 출생한 바링허우와 지우링 허우는 그 수만 4억 6천 5백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모두 1자녀 세대로 형제 자매가 없는 독녀, 독남으로 살아왔으며 세계 최강의 소비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한국 관광을 오면서 지갑을 7개 가지고 온다고 한다. 자신의 지갑은 물론 아버지, 그리고 친할아버지와 친할머니 그리고 어머니,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6명 모두가 준 용돈지갑을 가지고 오기 때문이다. 이들 부유한 중국인(Affluent Chinese)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한국제품을 본격적으로 구매하기 시작하면 한국은 일본 경로를 탈피하여 잠재성장률 이상의 경제성장이 가능해진다. 방문객 경제 (Visitor Economy)를 통하여 외국인 수요를 내수화해야만 한국 소비 유통시장과 한국 경제는 지속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