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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 저유가시대? 이슬람권의 미래는 더욱 매력적.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5.22
          
저유가시대? 이슬람권의 미래는 더욱 매력적

서정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201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저유가 기조 그리고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중동이 혼란스럽다. 2011년 ‘아랍의 봄’이 시작된 이후 중동은 정치사회적 변화를 거치고 있다. 그러나 굴곡 속에서도 제2의 중동 붐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더욱 폭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저유가는 단기적이며 중동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IS 테러조직의 영향력이 이라크 서부와 시리아 동부를 넘어서지는 못할 것이다. 최대 5만에 불과한 IS 대원이 추가적으로 다른 지역을 장악할 가능성도 적다. 저유가와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도 석유자본을 바탕으로 걸프 산유국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과거 지나치게 자원에 의존하던 방식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산업다각화를 통해 지속성장 가능한 경제를 추구하고 있다. 그 과정에 한국 성장모델을 배우고 보다 포괄적인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이란도 동참하는 ‘제2중동 붐’ 이어진다!
 최근의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여 년간 지속된 고유가로 세계 경제에 있어 중동국가들의 위상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난 해 말부터 시작된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중동은 세계 최대 건설 및 플랜트 발주처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정치적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지출은 늘어나고 있다. 석유에서 얻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사회간접시설 건설, 물가 안정, 일자리 창출 등 정국 안정화와 연관된 부분에 투입하고 있다. 때문에 향후 10년 간 1조 달러 이상의 건설 및 플랜트 사업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자본을 바탕으로 한 중동의 투자여력도 세계경제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되고 있다. 현재 중동의 국부펀드는 1조 8.50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국가별 국부펀드 규모에 있어 상위 10개 국가 중 4개가 중동에 위치해 있다. 1,000억 달러 이상의 자본을 운용하고 있는 소위 ‘수퍼 세븐(Super Seven)’ 중 4개가 중동의 국부펀드다. 이들 국부펀드가 개발과 투자에 나서는 큰 손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동 국가들은 자본을 미래의 전략 산업으로 간주하고 있다. 세계 각지의 산업시설은 물론 스포츠 구단에도 투자해 미래 수익원으로 전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자본을 바탕으로 한 제2차 중동 붐은 장기간 이어질 것이다. 
중동 경제의 거인, 이란이 잠에서 깨고 있다. 인구, 자원, 식량자급, 수자원 등 성장잠재력을 모두 갖춘 유일한 중동국가가 바로 이란이다. 경제제재가 시작되기 전까지 중동 내 우리의 최대 교역 국가였다. 이미 서방의 석유 메이저들은 이란 진출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세계 최대 건설 및 플랜트 발주처인 중동에 ‘거인’ 이란의 복귀는 제2중동붐의 추가적인 기폭제가 될 것이다. 이란은 낙후한 산업 인프라를 재건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시작할 것이다. 원유수출이 정상화되면 그로 인해 축적될 자본의 상당 부분을 사회간접시설 건설, 물가 안정, 일자리 창출 등 경제재건 및 사회안정과 연관된 부분에 투입할 것이다. 때문에 이란시장이 개방되면 향후 10년 간 1조 달러 이상의 건설 및 플랜트 사업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하고는 다른 중동 붐!
 현재 중동 붐은 ‘돈 펑펑 쓰는 졸부’와 같았던 7,80년대와는 다르다. 현재 중동 국가들은 미래지향적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석유가 고갈될 미래를 대비해 중장기적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다. 과거의 방식에서 탈피해 내부로부터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개방을 통해서 세계경제와 소통하려 하는 것이 현재 중동의 경제다. 석유를 추출하는 업스트림(upstream)뿐만 아니라 가공 및 유통인 다운스트림(downstream)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등 대부분 걸프 국가들이 석유화학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플랜트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특히 최근에는 석유관련 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 조림, 금속가공, 포장제 등 제조업 중심형의 산업다각화와 인재 및 두뇌를 유치해 IT산업 등을 발전시키려는 지식집약형 산업다각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불만의 근원인 실업률 줄이기 위한 것이다. 걸프 산유국들은 또 원자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제조업, 서비스업 등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도의 정비 및 개정, 공단 및 자유지대 설치, 항만 및 인프라 정비 등의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증가를 보이고 있는 중동 및 이슬람권에서 일자리 창출은 정권의 생존과도 직결되어 있다. 연평균 2%에 달하는 인구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용 창출을 위한 제조업 등 산업 전반의 발전이 미미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협력의 폭 더욱 확대될 것
 제2차 중동 붐은 과거 제1차 중동 붐과 그 파급효과에 있어서도 크게 다르다. 과거에는 단순히 경제적 분야에 국한된 것이었다. 급격히 늘어나는 오일머니로 중동은 국가건설에 매진했다. 에너지 수입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우리도 노동력을 제공하는 중동 건설 진출로 대응했다. 그러나 21세기의 제2차 중동 붐은 포괄적이고 다각적이다. 건설 및 플랜트 시장에서도 노동력이 아닌 기술력이 중시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담수화시설, 병원 등 기술과 서비스를 동반한 플랜트가 주력 분야가 됐다. 여기에 자동차, 휴대전화 등 제조업 제품이 수출품목의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병원운영 등의 의료, 커피전문점 등 프랜차이즈, 게임 및 콘텐츠 산업 등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분야의 진출도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K팝, 드라마 등의 우리 문화가 중동 젊은이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중동 지역이 ‘블루오션’ 시장으로 급부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건설 수주와 공산품 수출시장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석유 및 가스자원을 바탕으로 높은 생활수준을 달성한 산유국들은 우리와 모든 분야에서 교류할 대상으로 변신하고 있다. 요거베리, 카페베네 등 한국브랜드 업체들이 중동 지역 곳곳에서 문을 열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대병원이 UAE 왕립 셰이크 칼리파병원에서 5년간 1조원 규모 위탁 운영권을 따내기도 했다.
 제2차 중동 붐 속 중동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와는 차별화된 접근이 마련되어야 한다. 적극적이면서 효과적인 윈윈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술적 그리고 가격적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플랜트 산업에 대한 수주를 유지해 가면서 제조업을 포함한 다른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해적의 송환에 왕실전용기를 내준 UAE와의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다른 나라에도 확대해야 한다. 중동 신세대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는 한류를 바탕으로 문화적 그리고 인적교류도 늘려야 한다. 이들 협력의 가교역할을 할 전문 인력 양성도 필수적이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섬세한 진출과 협력이 제2중동 붐에 대처하는 우리의 새로운 코드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