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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IT 기술이 바꿀 세상.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3.02
          

IT 기술이 바꿀 세상


김중태 IT문화원 원장


 세계 최고의 가전 전시회인 ‘CES 2014’에서 주목했던 현상은 자동차 회사의 참여다. BMW, 아우디, 벤츠 등이 참여했다는 사실은 이들 기업이 자동차를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1년 뒤인 ‘CES 2015’에서는 대부분의 자동차업계가 자율주행차량을 주력 차로 선보였다. 벤츠는 자율주행차량인 ‘F015 럭셔리 인 모션’을 선보였고, 아우디의 A7 자율주행차량은 실리콘밸리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 900km를 직접 자율주행차량으로 시연했다. BMW의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무인주차기술 등도 눈길을 끌었다.

 자율주행차량은 사람이 운전하는 차와 달리 사고를 내지 않는 차로, ‘교통사고 0’의 시대가 열게 된다. 교통사고가 안 생기니, 응급실 환자가 안 생기고, 장애인이 안 생기고, 자동차보험회사가 필요 없게 되고, ‘운전학원 면허시험 음주운전단속 택시기사 대리기사’ 등 많은 것이 사라질 것이다. 사고 위험이 없으니 무거운 쇠 대신에 가벼운 강화섬유나 플라스틱으로 차를 만들어도 되고 철판공급업체의 몰락과 자동차회사의 몰락이 이어진다. 전기에너지를 쓰고 휘발유를 안 쓰게 되므로 SK에너지 엑손모빌 같은 정유회사도 급락하게 된다. 전기차의 대명사인 테슬라는 전국 곳곳에 태양광패널을 이용한 급속충전소를 세우고 테슬라 고객들에게 평생 에너지를 무료로 공급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를 위해 뉴욕에 태양광패널 공장을 짓고, 세계 최대 리튬이온전지 공장인 ‘기가팩토리’를  네바다주에 지을 예정이다. 테슬라 주전소는 낮에 태양광으로 전기를 충전해놓기 때문에, 고객은 언제든지 주전소에 가서 무료로 전기를 충전할 수 있다. 에너지산업의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자동차에 기댄 수 많은 중소기업도 몰락할 것이다. 전기차 시대가 오더라도 엔진이나 조금 바뀔 뿐 에어컨, 운전대, 백미러 등 차량용 부품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많다. 하지만 구글이나 테슬라가 내놓은 자율주행차량을 보면 이런 예상이 맞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구글차는 운전대도 없다. 어차피 차가 알아서 운전할 것이라면 사람이 운전대를 잡거나 클러치나 브레이크, 액셀을 밟을 일도 없고 백미러도 필요 없다. 테슬라의 자동차는 본넷 안이 텅 비어있다. 엔진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2015년에 판매 예정인 ‘테슬라D’는 최초의 상용화된 자율주행차량이 될 전망이다. 생각보다 빨리 자율주행차량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이들 자율주행차량이 가져올 더 큰 변화는 자동차산업의 변화 정도가 아니다. 21세기 경제를 ‘주목경제(Attention Economy)’ 시대라고 말한다. 주목은 한정된 자원이고 매우 귀한 자원이다. 그런데 곧 보급될 ‘테슬라D’와 같은 자율주행차량은 운전시간에 도로에 주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주목과 시간을 인류에게 선물했다. 따라서 출퇴근 시간 동안 사람들은 자동차 안에서 쇼핑하고, 신문을 보고, 주식을 거래하고, 영화를 볼 것이다. 미래의 영화관과 백화점이 자동차 안으로 옮겨진다는 점에서 콘텐츠업체를 비롯하여 유통업체 등 많은 업체들은 자율주행차량이 가져올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자율주행차량과 함께 주목해야 할 기술은 음성인식기술과 로봇기술이다. 음성인식기술이 가능해졌다는 말은 기계가 사람의 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뜻을 가지기 때문이다. 지금 세대가 기계와 소통하는 첫 번째 세대가 되는 것이다. 냉장고에 전화를 걸어 음식물을 확인하고 기계하고 대화하면서 일정을 논의하게 될 것이다. 2014년 말에 출시된 아마존의 ‘에코(Echo)’는 스피커통 모양의 기계인데 사람들이 질문하는 내용에 대답하거나 사람들이 요구하대로 동작하는 음성비서기계다. 앞으로 이러한 음성비서가 다양한 분야에 탑재될 것이다. 

 또한 음성인식기술을 통해 실시간 통번역시대(뉴바빌론시대)가 열리면서 향후 몇 년 내로 인류 역사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다. 이미 구글번역 어플은 전세계 대부분의 언어를 1초만에 통번역해주고 있으며, 구글이 만든 크롬 브라우저는 모든 웹사이트를 자국어로 보여주는 번역 기능을 탑재한 상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무료 화상통화 서비스인 스카이프의 새 버전에 40여개 언어의 실시간 통번역 기술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구글글래스, 조본업(Jawbone Up), 핏빗(Fitbit), 삼성기어와 같이 몸에 걸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대중화와 결합되면서 실시간통번역기술은  인류 소통의 가장 큰 장벽인 언어장벽을 빠른 속도로 없애가고 있다. 

 음성인식기술이 결합될 다른 분야는 로봇분야다. 로봇분야 중에서 현재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드론이다. 아마존의 ‘프라임 에어(Prime Air)’를 계기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드론의 경우 기술적인 문제는 대부분 해결되었다. 아마존의 프라임 에어는 최대 2.3kg의 물품을 16km까지 운반할 수 있는 드론 시스템이다. 기술적인 문제는 없고 남은 것은 항공법 등 기존 법규와 관련된 정치적 이슈가 남아있을 뿐이다. 프라임 에어를 허락할 경우 기존의 유통산업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재편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드론보다 더 주목해야 할 로봇이 있다. 2015년에 판매 예정인 일본 소프트뱅크의 페퍼(pepper)라는 로봇이다. 이 로봇은 놀라운 수준의 관절 움직임을 보이면서 인공지능과 학습을 통한 인간과의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한 로봇이다. 안내데스크의 안내원을 대체하고, 아이를 돌보는 될 뿐만 아니라 애견 대신 인간의 반려친구가 될 전망이다. 좀더 개선된다면 솔로가정의 남자친구 여자친구를 대신할 것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인류의 삶이 크게 바뀐 것처럼 새로운 기술은 몇 년 이내에 또 한 번 인류의 삶을 바꿀 것이다. 기계와 자유롭게 대화하고, 통번역 기술을 이용해 전세계의 문서를 마음대로 읽을 수 있고 전세계 누구와 대화가 가능하고, 로봇이 친구처럼 자신의 하루를 챙겨주는 시대, 출퇴근시간에 자동차가 알아서 운전해주기 때문에 차주인은 출퇴근시간 동안 쇼핑을 하고 영화를 보는 시대를 곧 보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업이나 개인 국가는 이러한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해외의 대응에 비해 한국정부 및 기업의 대응은 많이 늦다. 영국의 경우 그리니치 지역에서 운행하게 될 자율주행차량을 배차하고 자율주행차량을 위한 시범도시에 수 백 억 원을 지원하기 시작했으며, 2017년까지 자율주행차량과 관련된 각종 법안에 대한 개정을 검토하고, 2018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빈스 케이블 영국 산업장관은 “10년 뒤 1500조 원에 이를 무인차시장에서 선두에 서는 일은 성장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은 아직도 부동산경기 타령이나 하고 있는 상황이다. 멀리도 아니고 몇 년 뒤 미래만 내다봐도 인류의 삶과 역사가 크게 바뀔 것임을 알 수 있다. 한국 기업과 정부가 IT로 인해 바뀔 미래에 조금만 더 관심 갖고 미래사회를 준비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