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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이케아(IKEA)가구 열풍으로 보는 시장의 변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2.16
          
이케아(IKEA)가구 열풍으로 보는 시장의 변화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2014년 12월 광명역 인근에 오픈한 스웨덴 기업 이케아를 두고 말이 많다. 세계 최대 규모 매장을 열었고, 일부 제품에 대하여 다른 나라보다 비싼 가격을 책정하고 ‘일본해’ 로 표기한 세계 지도를 팔고 있었던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도  DIY 형태의 매장은 우리 실정과 맞지 않기 때문에 5년 이상 버티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기까지 한다. 월마트나 까르푸의 사례를 들어 한국시장에서 버티지 못하고 철수 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케아는 한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정착 할 뿐 아니라 홈퍼니싱(자기가 직접 집을 꾸미는 행위) 시장을 창조하고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개선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약 1,800만 가구, 인구 약 5000만명의 한국 소비자의 체질이 이케아형으로 변화한데 있다.    

 첫 번째 변화는 소비 자신감 상실에서 찾아야 한다.  모든 세대 소비자의 소비 자신감이 저하되고 있다. 먼저 1945년 ~ 1963년 에 출생한 베이비 부머 (BB)은 기대 수명 급증에 따른 미래 불안감으로 지갑을 열수가 없다.  BB 대표선수 58년 개띠는 은퇴 이후 30년을 살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직면해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한국 역사상 최초로 과반수 이상이 80세를 돌파하기 시작하는 최초의 한국인이다. 베이비 부머의 성공 상징이었던 ‘그랜저’, ‘밀라노 가구’ 로 대변 되는 과시적 소비가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1964년 ~ 1979년 출생한 X-세대는 현재 35세~50세를 차지하는 한국의 주력 소비자들이다. 합리적 소비 세대이며 이들 중 과반수는 85세 이상에 도달할 것이다. 그러나 X-세대 대표주자 74년 호랑이띠의 경우 선배 BB 세대들에 비하여 매년 소득이 늘어나고 집도 구매해야 하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결혼조차 못한 경우도 허다하다. 가정을 꾸렸어도 샌드위치 신세로 가처분 소득이 절대 부족하다. 따라서 이들 중 많은 수가 하우스 푸어 (house poor)이다. X-세대 상당수가 향후 2인 이하 가구로 전환될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저가격/하이 디자인 가구나 재미있는 생활용품을 구매하면서 기분 전환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1980년~1999년 에 출생한 한국의 Y 세대는 정규직 취업이 난망한 상태이다. 이들 Y 세대는 현재 약 1,400만명으로 한국에서 가장 많은 수를 가진 소비자 그룹이다. Y세대는 과반수가 90세까지 생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1991년 양띠생의경우 20년 전 일본 젊은이들이 3포 했듯이 많은 수가 '정규직', '결혼' '출산' 3가지를 포기할 것이다.  이케아등 해외 브랜드와 매장에 대하여 가장 높은 수준의 인지도와 선호도를 가지고 있으며 각자 개성이 강하고 ‘출세’나 ‘성공’ 보다는 인생에서 ‘의미’와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 소비 구매력이 취약하다.

 두 번째 동인은 1~2인 가구의 성장이다. 우리나라의 1~2인 가구 비중은 현재 49% 수준으로 15년 후 2030년에는 현재 일본, 프랑스의 66% 대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30년 예상을 보면 전체 2,200만 가구에서 1~2인가구가 1,400만 가구로 추정되어 전체 가구의 63%를 차지하게 된다. 따라서 조만간 한국인의 표준 가정이 현재 3~4인 가구에서 1~2인 가구로 변하는 것이다. 1~2 인 가구 세대주는 3인 이상 가구에 대비하여 소형 제품과 소형 포장을 원하며 자신의 건강과 디자인/스타일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가구 수명 3년 이하 이케아형 서비스가 기분 전환을 자주 시도하는 1~2인 가구의 니즈에 보다 부합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세 번째 변화는 잘 알려진 것처럼 향후 10년 이상 저성장(한국인 해석으로는 경기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추세 변화는 고성장을 통하여 ‘과시적 소비’, ‘충동적 소비’로 삶의 재미를 추구했던 과거 소비행태에서 ‘작은 사치’를 추구하며 평범한 것에서 삶의 의미와 재미를 추구하는 Y 세대 라이프 스타일 즉 ‘이케아 스타일’이 삶의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작은 사치’는 비싼 케익이나 비싼 레스토랑 소비등을 말한다. 큰 차, 큰 집, 평생 직장을 포기하게 된 소비자들이 작은 아이템 소비에서 만족감을 추구하는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다. 결국 자신만의 스타일과 재미를 추구하며 중/저가격 솔루션을 제공하는 ‘이케아 스타일’이 한국의 Y세대 상황과 맞아 떨어지면서 Y세대가 곧바로 이케아 세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이케아의 한국 상륙 타이밍은 기막힌 점이 있다. 2012년 이후 주력소비자 절대수가 줄어들면서 내수 소비시장이 면세점과 인터넷 쇼핑몰을 제외한 전 소매 업계에서 불황임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전 세계 최강 카테고리 킬러 업체로 불리는 독특한 경쟁력을 가진 북유럽 기업이 한국에 등장한 것이다. 세계 42번째 진출 국가로 한국을 선택해준 점에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