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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 혼합감각: 현실과 가상이 버무려진 감각체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6.13
          
혼합감각: 현실과 가상이 버무려진 감각체험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새로운 감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 인간은 시각과 청각, 촉각과 미각, 후각이라는 5가지 감각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서 6번째 감각으로 예지력을 뜻하는 ‘육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들 감각에 대한 본연의 의미는 명확하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도대체 무엇이 달라지고 있을까? 먼저 간단히 스마트폰의 의미와 현재 보급되고 있는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 등과 같은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새로운 감각센서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먼저 둘러보자.

 스마트폰에 있는 가장 눈에 띄는 센서는 카메라이다. 카메라에 컴퓨터나 마찬가지인 스마트폰이 연결되다보니 인간의 눈으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다. 독특한 필터들을 이용해서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변형시키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이라는 것이 등장을 해서, 카메라에 보이는 사물이나 풍경에 설명이 붙거나 3차원의 가상의 물체들이 같이 보이는 등의 다양한 혼합현실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 또한, 마이크가 있어서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들을 들을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시각과 청각이 있고, 여기에 컴퓨터가 붙으니 인간보다 더 나은 성능을 보여주는 셈이다. 촉각과는 조금 다르지만, 스마트폰에는 가속도 센서라는 것도 있다. 스마트폰을 흔들거나, 기울이는 등의 동작을 인식해서 여기에 어울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이용할 수 있다. 주사위를 화면에 보이게 한 뒤에 흔들면 던진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보여주거나, 스마트폰을 기울이면 자동으로 화면이 전환되는 것이 모두 이런 가속도 센서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렇게 인간의 오감 중에서 이미 스마트폰은 세 가지 감각을 구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구현되지 않은 미각과 후각은 어떨까? 미각과 후각은 기본적으로 화학적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구현이 쉽지가 않다. 그렇지만, 이미 기술적으로 미각과 후각을 흉내낼 수 있는 화학센서들이 개발된 것들이 있기 때문에 악세서리의 형태로 짠맛이나 매운맛, 단맛 등을 느끼고, 그 정도를 수치화하는 센서들이 등장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렇게 되면, 음식을 먹어보기 전에 간단히 센서를 넣어서 매운 정도나 당도 등을 측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에는 인간의 오감을 능가하는 전혀 새로운 감각들도 들어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GPS 라고 불리는 위치센서이다. 인간은 자신이 있는 위치가 지구상의 어디에 있는지 감각으로는 느낄 수 없다. 그렇지만, 스마트폰은 인공위성이 보내는 신호와 인터넷과 연결된 무선망 또는 무선전화망의 신호를 조합해서 현재의 위치를 감지할 수 있다. 또한, 앞으로 많이 보급될 버스카드나 지하철카드 등에 이용되는 RFID 라는 기술의 칩을 감지하는 것은 전기나 자기를 감지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스마트폰은 현재 인간이 감지하지 못하는 위치, 전기, 자기 등을 느낄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고, 이런 감각이 기존의 시각, 청각, 촉각 등과 연계되어 사람들에게 전달해 준다면 우리에게 훨씬 많은 정보와 경험을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위치센서를 통해 현재의 위치에서 가까운 맛집정보를 보여준다든가 하는 기술이 가능하기에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하게 이용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에는 어떤 감각들이 추가될 수 있을까? 굳이 스마트폰만 생각하지 않고, 현재의 과학기술의 발전수준에 맞추어 조금은 공상과학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필자가 어렸을 때 최고의 미드(미국드라마)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리 메이저스가 주연했던 6백만불의 사나이를 들 수 있다. 리 메이저스는 우주선의 추락으로 생사의 위기에서 한쪽 눈과 한쪽 팔, 양쪽 다리를 6백만불을 들여서 생체기계로 대체를 하게 된다는 설정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속 60마일의 속도로 달릴 수 있으며 15미터 높이의 점프가 가능한 다리, 한쪽 눈은 20배로 확대가 가능한 줌 기능과 적외선 탐지가 가능하며, 한쪽 팔은 불도저의 파워를 넘어서는 몇 천 마력의 힘을 가진 것으로 되어 있다. 그의 연인으로 등장한 소머즈 역시 스카이 다이빙 사고로 사경을 헤매다가 5백만불을 들인 생체기계를 장착하게 되는데, 이 둘의 러브 스토리도 드라마 시리즈의 재미를 더했다. 제이미 소머즈는 스티브 오스틴과 달리 눈 대신에 귀를 생체기계로 대체를 해서 인간이 들을 수 없는 한계의 소리를 모두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이 유일한 차이이다. 이 때만 하더라도 정말 터무니없게 느껴졌던 스토리지만, 이제는 정말 현실에 다가가고 있다. 이미 카메라 센서의 기능은 그 이상으로 좋아지고 있으며, 인공신경이 개발되어 사지가 마비된 환자의 욕창을 방지하는 용도로 이미 실용화가 시작되었으며, 쥐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칩도 개발되고 있다. 그 뿐인가? 최근에는 뇌파를 감지해서 사지가 마비된 사람들에게 손발을 대신해서 조종이 가능한 인터페이스 기술도 나오고 있으니, 머지 않아 영화에서처럼 머리에 뇌파조종기를 쓰고 스마트폰으로 원격지에 있는 물체를 조종하거나, 가상현실의 세계를 탐험하고 다닐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