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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금융권의 디지털다윈이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6.27
          

금융권의 디지털다윈이즘(Digital Darwinism)

이정훈 (주)핑거 전략본부장

 디지털 다윈이즘이란 의미는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사회가 급격히 변함에 따라 적자생존 법칙에 의해 경쟁력 없는 기업과 제품이 사라지고 새로운 기업과 제품, 시장이 출현하는 진화를 뜻한다. 풀어서 표현하면 디지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며 진화하지 않는 기업은 망하게 될 것이다. 

 매년 전 세계의 가장 혁신적인 50개 기업을 선정하여 발표하는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2013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나이키(Nike)를 선정했다. 나이키는 2012년 퓨얼밴드(FuelBand)라고 하는 150달러의 전자 팔찌를 내놓았는데, 이는 사용자가 테니스를 치든 걸어서 출퇴근을 하든 하루에 일어나는 모든 움직임을 측정해주는 장치다. 이 장치는 비활동 상태이면 빨간색으로, 일일 목표를 달성하면 녹색으로 바뀌는 20단계 색깔 변화로 하루 활동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품격 있는 디자인과 깔끔한 인터페이스로 시장에서 극찬을 받은 제품으로, 팔찌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주식 시세 표시기처럼 칼로리 소모량, 걸음 수와 총 나이키 퓨얼 포인트를 스크롤할 수 있다. 사용자는 나이키 퓨얼 포인트를 온라인상에서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는 유인을 얻게 된다.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의 애널리스트인 사라 로트만(Sarah Rotman)"나이키가 의류의 틀을 벗어나 기술, 데이터 및 서비스로 나아가고 있는데, 이는 어떤 기업도 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한다. 퓨얼밴드는 나이키가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했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파는 식음료 회사이다. 2013년 스타벅스는 업계 최초로 충전식 선불카드의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스타벅스 카드앱을 출시했다. 페이팔, 신용카드 등을 통해서 스타벅스 카드앱의 잔고를 충전 후, 매장에서 상품 구매 시 사용하는 방식이다. 2014년 스타벅스의 모바일 카드 충전액은 총 40억불이고 전체 매출액의 20%. 2015년 스타벅스의 고객 보상 프로그램으로 800만건이 등록되었고, 주당 모바일 결제로 스타벅스 주문한 건 수가 무료 900만건에 달하고 있다. 고객들은 스타벅스 카드 사용 시, 무료 쿠폰, 마일리지 적립 등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 받는다. 스타벅스에서 기술이 차지하는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는 기술 회사다. 

 스타우드는 호텔 & 리조트 회사이다. 스타우드는 완전한 개인화된 호텔 숙박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전통적인 체크인 과정을 생략한 SPC 앱을 통해 열쇠 없이 객실로 들어갈 수 있게 했고, 조명이나 스피터, 네스트 온도 감지기 등을 조절할 수 있게 했으며, 필요한 것은 보틀러라는 안내 로봇을 통해 신청할 수 있게 했다. 로열티, 파트너쉽 마케팅 수석 부사장 마크 본드라섹(Mark Vondrasek)지속적인 모바일, 디지털 혁신을 통해 호텔 회사로서는 최초로 애플 워치로 체크인과 객실 문을 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스마트 기기를 통해 더 많은 것을 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스타일리쉬한 방식으로 신속히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 마스터패스 (MasterPass)’를 운영 중인 마스터카드는 자신들은 더 이상 신용카드 회사가 아니며, 카드를 포함한 전자결제 기술기업이라 한다. 마스터카드는 현재 전세계 29 개국 25 만 개 이상의 가맹점에서 이용 가능한 마스터패스는 비자 카드 등 브랜드를 불문하고 카드 정보를 등록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앱과 웹 사이트에 임베딩되는 카드 결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마스터패스의 개발 거점은 인도로 1,300 명의 대규모 인원이 개발에 종사하고 있으며, 은행도 API 를 이용하여 마스터패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최근 소프트뱅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에 마스터패스 결제 기능을 탑재하여 피자헛 아시아 매장과 공항,호텔 등에 캐셔(Casher)설치하여 미래 결제 사업을 위해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준에 따라 기업을 분류한다면 나이키는 스포츠 제조회사, 스타벅스는 커피 회사, 스타우드는 호텔회사, 마스트카드는 카드회사다. IT와 무관한 기업 중에서 IT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내고 있는 기업들이 그들 스스로 기술회사로 재정의 하고 있다. 나이키의 CEO인 마크 퍼커는 나이키는 스포츠 기업에서 운동과 건강을 위한 IT 플랫폼 운영 기업임을 강조했다. 스페인의 대형 은행 BBVA의 프란치스코 곤잘레스 회장은 2015MWC포럼에서 디지털화 하지 못하면 은행은 망할 것이고 은행은 소프트웨어 회사로 재정의 되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5년내 은행 직원의 절반은 디지털 관련 업무를 하게 될 거라 했다.

 금융 산업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IT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예를 들어 은행만 살펴봐도 고객과 은행 간의 모든 금융 거래 및 금융 기관 내부의 모든 업무는 IT 시스템을 이용해 처리된다. 고객과 돈에 대한 모든 정보가 그 속에 있다. 따라서 은행은 IT 기술을 이용한 혁신의 기회가 매우 큰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금융의 혁신은 상당 부분 감독 기관의 규제에 의해 제약을 받아왔고, 다른 산업에 비해서도 매우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전 세계적으로도 금융 산업이 IT 기술을 활용한 혁신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추세다. 규제만을 앞세웠던 우리나라 정부도 상당히 늦은 감은 있지만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를 쫓아가야만 금융권의 디지털 다윈이즘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